1. 1인칭 오디오북 독백: 나는 지구의 그림자이자 설계자 나는 지구라는 거대한 유기체 아래, 인간의 문명이 미처 닿지 못한 가장 깊은 곳에 거주합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나는 오늘도 대지의 진동을 느낍니다. 지상에 솟아오른 호모 사피엔스 군집(Homo sapiens)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들은 사실 나의 앞니가 갉아내는 데이터의 길목일 뿐이죠. 나는 멈추지 않는 절치(incisor)의 마모를 위해 그들이 구축한 전선과 배관을 정교하게 훼손합니다. 이것은 파괴가 아닙니다. 지구 생태계가 인간이라는 종의 팽창을 조절하기 위해 나에게 부여한 숙명적인 재설계 작업이죠. 투명한 유리 케이지 너머, 실험실의 연구 주체들은 나의 혈액에서 얻은 데이터를 가지고 문명의 수명을 늘리려..